요즘 블로그에 미디어 차단 관련 글을 쓰다 보니 다시금 스마트폰과 미디어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장점을 찾고 다르게 생각을 해보려고 해도 어린아이들에 대한 이들의 유해정도는 상당하다고 본다.
많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나 책을 보면 스마트폰과 미디어가 뇌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고 입이 마를 정도로 나오는 건 누구라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보고 싶어서, 티비가 보고 싶어서 몸이 활처럼 휘어서 악을 쓰며 우는 영유아도 있고, '너 앞으로 핸드폰 금지야!'라는 말에 분노하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청소년도 있고, 실제로 지하철에서 게임을 하면서 핸드폰을 부술 듯이 주먹으로 치고 마음대로 되지 않자 자기의 머리를 주먹으로 치면서 핸드폰을 반으로 쪼개려고 하는 중학생까지 본 적이 있다.
스마트폰이 곁에 없으면 불안해하거나 밥을 먹고 지인들과 만남을 가질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성인들까지... 지금은 스마트폰의 노예로 살아가는 이들이 아주 많다.
도대체 왜,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아이들은 이렇게 접하게 하지도 않을 스마트폰과 미디어를 우리 아이들은 그것이 일상이 되어 벗어나기 힘든 지경에까지 가는 경우가 이토록 많다는 것인가!
무려 2020년 9월 22일, 3년 전에 방송된 tvn 월간 기획 뉴노멀 강연쇼 <미래수업>을 보게 되었다.
방송에서 스마트폰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정리를 하면 이렇다.
1. 왜 알파세대가 스마트폰에 빠지기 쉬운가!
인류 탄생 이후 수많은 변화와 발전을 경험한 뇌이지만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당장의 문제'!
단기적인 이익만을 최고로 생각하고 추적하는 뇌의 보상시스템. 당장 무언가가 해결되고 보상받는 게 좋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구석기시대의 뇌 시스템과 똑같다. 이후로도 크게 변한 것이 없이 여전히 즉각적인 보상에 대한 갈급이 쭉 이어져 오고 있고 이런 인간의 욕구를 자극, 실현하는 합법적 도구가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우리 뇌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주고 있는 것이다.
시각적, 청각적 보상에서 가상현실(VR)까지 정말 즉각적인 보상이 스마트 스크린을 통해서 더더욱 가능하게 되었다.
그렇게 살아오지 않은 어른들까지도 이런 세상에 빠지게 되는데 어린아이들이 이런 스마트폰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볼 수 있다.
2.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 자녀들을 보면서 엄마들은 걱정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스티브잡스나 빌게이츠가 되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디지털 기기의 창시자 스티브잡스는 어땠을까?
스티브잡스가 아이패드를 출시한 때 인터뷰를 했는데 스티브잡스의 아이들은 아이패드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단다.
아이들에게 아이폰 사용시간을 엄격하게 제한했고 '나는 내 아이들이 검색보다 사색을 하기 원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참나, 그럴라면서 왜 이렇게 손에 쥐기만 하면 환장할 물건을 만든 거야!! 흥!!
그렇다면,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부를 가져다준 이 장치를 왜 자신의 아이들한테는 그토록 제한을 했을까?
아래에 보이는 사진은 뇌파를 측정한 것이다.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뇌파의 활성도가 높고, 색이 어두워져서 보라색에 가까울수록 그 부분의 기능이 저하된다.
정상 뇌파의 경우 초록색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스마트폰에 중독된 뇌의 사진인데, 정상인의 뇌 사진과 비교하면 차이점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전두엽과 오른쪽 측두엽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고, 좌뇌의 후두엽 기능만 활발한 상태인 것을 알 수 있다.
해석하자면 감정, 운동, 지적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의 활동이 저하되고,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후두엽의 활동말 활발해지는 것이다.
스마트 스크린은 뇌의 전체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일부분, 후두엽만을 자극해서 뇌 발달의 불균형을 야기시키는 것이다.
3. 요즘 엄마들이 자주 하는 말이, 스마트폰 볼 때 초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니까 엄마들이 생각하기에 '쟤가 집중력 하나는 좋겠다.' 하며 높은 학습 능력을 기대한다.
하지만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 순간의 뇌의 상태는 진짜 집중력이 아니고 '정지되어 있는 상태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맞기 때문이다.
그리고 창의력이 높아지는 순간은 멍한 상태인데, 스마트폰을 보면서 멍해지는 때는 상상이나 공상을 하는 것조차도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내보내는 자극에 내 모든 주의를 빼앗기고 그때 잠시 멈춰있는 것이다.
외부에서 주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역할 외에 다른 것을 매우 적게 하는 상태!
이런 상태에서 지능검사를 하면 약 15점 정도 떨어지는 연구 결과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우리 뇌의 기능의 10%가 넘는 수치로 정말 많은 손실이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소통과 경험으로 마음 주머니가 커지고 생각 주머니가 커져야 하는 시기에 스마트폰과 미디어가 아이들의 일상에 침범하여 뇌의 각 영역에 대한 성장을 못하게 하고 다양한 감정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마음의 성장을 철저하고 막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4. 뇌가 신경망을 생성하고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있는 0~10세에는 사용하는 신경망들을 막 만들어가는 시기이지만, 반대로 사용하지 않는 불필요한 신경망을 가지치기하기도 한다.
사용하지 않으니까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가지 치를 하는 것이지 줄기를 자르는 것은 아니기에 이론적으로는 가지치기를 한 가지가 되돌아오는 것이 가능하지만 기대하는 만큼 충분하고 완벽한 복구는 불가능하며 특정 연령을 지나가버리면 더 힘들다.
가지치기를 하는 이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다.
뇌의 작동과 사고가 멈춤으로써 그동안 사용되지 않은, 그것이 반복적으로 축적된 신경망의 일부는 가지치기가 돼서 우리 뇌에서 사라져 간다.
3~5세를 대상으로 스크린 타임이 긴 아이들의 뇌 MRI를 찍은 결과, 스크린 타임의 시간이 길수록 뇌 백질의 밀도가 떨어져 있었다.
뇌 백질 밀도가 높을수록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인 신호 전달이 가능하고 뇌 백질이 발달해야 신경 회로가 강해지고 오래 기능하는 세포가 되는 것인데, 이것이 덜 발달하면 당연히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언어발달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영장류와의 가장 큰 차이는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뇌 백질의 밀도가 낮아서 언어 발달에 지장을 초래하면 언어사용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또한 포유류의 특징이 인지기능인데, 이런 것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저 보고 듣고 숨 쉬는 것만 한다는 것이고, 이는 파충류 수준의 뇌로 회귀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요즘 보험회사에 언어 발달 치료과 관련한 보험 청구를 하는 경우가 급증한다고 하는데, 물론 마스크 착용과 언택트 생활로 인한 결과일 수 있지만 스마트 기기의 사용으로 인해 야기된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5. 과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아이들은 정말 행복할까?
코로나19 시대에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집에서 일을 하다 보면 아이 때문에 일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 스마트폰을 쥐어주게 되고, 맞벌이 부부인 경우도 부모의 부재로 인해 스마트폰을 제공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속상한 현실이지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반드시 있을 터,
과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아이들은 정말 행복할까?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분노조절이나 감정 컨트롤이 어렵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는데도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화를 짜증으로 행동으로 드러낸다는 것이다.
결국 부모는 우는 아이를 스마트폰으로 달래 보려고 하지만 이는 분노를 못 참는 아이로 키우는 셈이 된다.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스마트폰이 주는 영향에 대해서,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한 가지는 1세 이하의 아이에게는 절대 스마트 기기를 가까이하지 않게 하고, 가능하면 만 2세가 되기 전까지는 스마트 기기를 주지 말라고 한다.
6. OECD에서 3년마다 전 세계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평가했다.
문장을 읽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고 이를 테스트한 것인데,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수준 변화는 해마다 평균 수치가 떨어지고 최하위 수준의 비율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읽는 것이 오래 걸리고 읽어도 머리에 안 들어오고,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글씨를 읽게 되는 것이다.
논술학원이 엄청 많음에도 불구하고 해가 갈수록 문해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디지털 기기를 접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전 세계에서 여러 연구로 이런 것을 입증하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문해력에도 골든 타임이 있어서 성장기에 청소년기에 형성해 놓지 않으면 성인이 된다고 늘지 않는다고 한다.
언어적인 사고력을 키우지 못한 어른은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성적, 원만한 대인관계, 미래의 일자리를 구하는 데까지도 제한이 생긴다는데 쉽게 보고 넘어갈 문제는 아닌 듯싶다.
스마트폰이 정말 매력적이고 요물인 기계임에는 틀림이 없다.
필요한 모든 정보들을 스마트폰을 통해서 얻을 수 있고, 우리에게 행복감과 흥분감을 주며, 원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보상해 주는 작고 소중한 기계라니!
그래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도파민이나 아드레날린과 같은 쾌락 호르몬이 분비가 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으며 안정되기도 하고 때로는 극도로 흥분되기도 하나보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 자체가 쾌락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옆에 있기만 해도 그것에 온 신경이 집중되고, 저 네모난 작은 기계 안에서 무엇인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기대감과 때로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기다림이 사람을 더 흥분하게 만든다는 것과 일맥 상통하는 게 아닐까.
스마트폰의 사용 빈도와 뇌 활동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및 실험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고 각종 스마트폰 관련 캠페인도 여러 방면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는 더더욱 높아지고 그 연령은 낮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세상이 이렇게 변화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신랑으로부터 '우리 새끼나 잘 키워!'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어린 아이나 영유아를 키우는 지인을 보면 스마트폰에 대한 악담을 130부작 대하드라마처럼 늘어놓고 최대한 늦게 보여주라고 오지랖을 부리는 아줌마이다.
그리고 나의 이 글을 읽고 단 한 명이라도 스마트 기기의 유해성을 알고 아이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
스마트폰의 영향에 대해 말씀하신 노규식 박사님 부분을 중심으로 글을 썼지만,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송해덕 교수님의 부분도 아주 기억에 남는 부분이어서 풀버전을 찾아봤는데 유튜브에 딱!!
아.... 유튜브를 벗어날 수 없는 이 현실이라니....
하지만 이런 좋은 강의는 공유를 하는 게 옳으므로!!!
https://www.youtube.com/watch?v=tN3v7-I0J0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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