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을 하면 학교에서 받던 지원은 어떻게 되나요?

홈스쿨링이 나름 괜찮은 방식이라고 생각해 오던 때가 있었다.

학교를 다니는 것이 삶의 정답이 아닐 수 도 있다는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그저 나만의, 우리 부부만의 지나가는 생각이었고 아이들이 학교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터라 우리 집에 홈스쿨링이라는 제도가 적용될 것이라고는 전혀 고려대상조차도 되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힘든 일을 겪고 갑작스럽게 홈스쿨링을 결정하고 나니 시간이 갈수록 정말 더럽고 치가 떨리는 학교를 나오길 잘했다고 행복해하며 살고 있다.

알면 알수록,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아이들이 사회에 한해 한해 다가가면 갈 수록 참 선택 잘했다는 것, 이게 우리 집 반려인들이 미래에 대한 다양한 대화(세뇌.... 혹은 고성.....? ㅋㅋㅋ)를 나누며 만족해하는 시간이다.

그러다가 문득 아이들이 물었다.

'엄마! 그럼 우리가 학교에 받던 문구류들은 누구한테 줘요?'

'어랏, 그러네?'

아이들이 받던 지원들, 문구류, 급식, 건강검진, 구강검진 등등 이런 거 다 어떻게 되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해서 학교에 못나가고 급식 못 먹는다고 쌀도 보내줬었는데 말이야,

그저 저놈의 학교구석 근처를 밟기도 싫고 생각도 하기 싫었는데 이건 또 다른 문제잖아?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에 일단 교육청에 먼저 전화를 해봤다. 

 

Q> 부득이한 사정으로 홈스쿨링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던 지원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A> 교육청에서는 아이들에게 가는 모든 지원은 학교로 직접 보내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따로 지급하는 것은 없습니다. 학교에 문의를 해보시는게 좋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에 전화를 또 해봤다.

궁금하면 못 참으니까 ㅋㅋㅋㅋㅋ

 

Q>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들이 기존에 받던 문구류냐 급식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교육청에서는 학교에 다 묶어서 지급이 되기 때문에 학교에 문의해 보는 게 맞다고 하는데요.

A>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홈스쿨링으로 인해 제적이 될 경우, 교육청에서 아이들의 이름으로 나오는 지원은 더 이상 없습니다. 그래서 문구류도 급식도 아이들 앞으로 애초에 지급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Q> 그러면 아직 학교에 소속되어 있는 학생인데 건강검진이나 구강검진도 안 되는 건가요? 이건 아이들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인데요?

A> 보건 선생님과 확인 결과, 구강검진은 가능합니다. 지정되어있는 치과에 가서 학교 이름을 대고 구강검진을 받으시면 됩니다.

 

왜 건강검진은 안되냐고 따져 묻고 싶었지만 '지원받는 걸 원하시면 학교를 다시 나오게 하시는 게 어떠세요?'라고 묻는 학적담당 선생의 말에 어이가 없고 치사해 보여서 말았다.

그놈의 학교에 질려빠져가지고 나왔다는데 고작 그 지원받을라고 학교를 다시가? 

아나~ 콩떡이다~!!

(콩떡은 공(빈공)떡, 빈손을 주먹 쥐고 '이거나 먹어라'하고 공떡이나 먹고 헛소리하지 말라는 의미 ㅋㅋㅋㅋㅋ)

 

이런 사소한 지원을 받는다고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지원 못받는다고 학교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만,

아이들이 궁금해 했고, 내가 궁금했고, 홈스쿨링을 하는 또 다른 이들이 궁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기록을 해본다.

지역마다, 소속되어있는 학교마다 정책이 어떻게 다른지는 알 수 없으니 이런 것들도 있구나 하며 알아보면 좋을 듯하다.

 

홈스쿨링이 합법화되어있지 않고 정보도 극히 적고 온전히 가정 내에서 하나하나 채워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 부딪히며 알아가야 한다는 불편함이 많다.

그래서 매일, 새로운 공부를 하고 생활에 적용해 가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의 이 기록들이 나에게도 추억이 되고,

사소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정보와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