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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홈스쿨링/홈스쿨링 교육 정보

홈스쿨링, 어떤 것까지 집에서 교육을 시키나?

by 글루코사 민 202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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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부모와 가정으로부터 배워나가야 할 것들은 수없이 많다. 

많은 부분에서, 혹은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가 가이드라인이 되어주어야 하고, 필요시 적재적소에 탁월한 조언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 부모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국가가 지켜줄 것이 아니라 부모가 옆에서 지켜 봐줘야 하는 거 아닐까?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은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의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목표를 표현한 구호로서 완벽한 사회복지를 의미한다.)

학습, 인성, 인간관계, 예절 교육, 생활 습관, 성교육까지...

홈스쿨링을 하는 집에서 어떤 것까지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았다.

1. 학습에 관한 교육

학교나 학원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학습을 집에서 진행하면서 참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눈물과 고성이 오가는 사건의 현장을 수시로 목격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지랄발광스러운 현장은 비단 학습이 일어난 곳에서만 발생하지는 않는다. 이곳저곳, 이런 일 저런 일 사이사이에 수시로..... ㅋ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열받아서 칼춤이라도 추는 날에는, 아이들은 말을 잃고 퇴근하고 집에 온 신랑은 싸해진 분위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고, 분위기를 풀기 위해 애쓰기도 한다. 참 짠하다. ^^;;;;;

사실 학교를 보냈다면 이것은 내가 이끌어 나갈 필요가 없는 분야이다. 

하지만 작년에 겪었던 학교에 대한 상처와 불신은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특히 초등학교는 선생님의 성향과 재량에 따라 아주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홈스쿨링을 하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학습에 대한 교육은 가정에서 따로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었다.

정말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생활 통지표에 웬만하면 좋은 말을 써주는 학교에서 보는 진단평가로는 아이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어느 정도의 깊이로 학습의 이해가 쌓여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아이들의 수준을 알지 못하면 갑자기 어려워지고 해야 할 과목이 많아지는 고학년 혹은 중학교부터는 학습에 부화가 걸리게 되고 각종 X포자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집 아이들은 영어 학원을 1년 4개월 다녔다.

처음 학원을 간 것은 3학년 8월, 집에서 어느 정도 파닉스는 끝낸 상태였는데 그때 당시 아이들의 영어를 집에서 가르치는 게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였다.(지금도 여전히 아주 많이 힘들고 스트레스가 쌓인다..... ㅠㅠ)

그래서 매일 갈 수 있는 (매일 영어를 접하라고) 학원에 보냈고 1년 3개월 동안 많은 도움을 받고 아주 행복하게 다녔는데 그다음부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나와 아이들이 추구하는 영어 학습의 목표와 학원에서 추구하는 그것이 아주 달랐다. 

그래서 영어학원을 그만두고 인강과 원서 읽기를 통해서 학습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들 공부라는 것이, 학교나 학원이라는 남의 손에만 맡겨질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교육 과정에 맞춰서 딱 그 학년, 그 시점에 정해진 것들만 가르치고 진단평가를 통해 그것에 대한 것만 확인을 할 뿐이다. 

결과물을 전시하고 사진 찍고 빨간 동그라미가 많은 진단평가지를 학부모에게 전달하기 위한 교육이고 선생님들의 높은 고과를 위한 교육일 뿐이다.

그 안에서 평균으로 살아가기라 작정하지 않은 이상, 가정에서 학습의 확장은 꼭 필요한 요건이 아닐까 한다.

2. 인성과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

어떻게 보고 자라느냐에 따라, 어떤 내용의 말을 익히 들으면서 성장했느냐에 따라 사람의 성품, 인성이라는 것이 정해진다고 믿는다.

그것은 학교도, 사회도, 국가도 아니요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부모를 통해서 쌓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고, 사람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고, 사람의 몸을 해하면 안 되는 것이며, 나와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알게 하고, 잘못은 인정하고 사과하고 개선해야 하는 것임을,

내 쓰레기는 내가 챙겨 오는 것이고, 꽃은 그 자리에 예쁘게 펴 있을 때 아름다운 것임을 알게 하고, 다른 사람의 물건도 소중하게 다뤄야 하며, 어려운 사람을 먼저 도와줘야 하는 것임을,

나에게 부당하게 행동하는 사람에게 현명하게 의견을 이야기하는 방법이나, 반대로 뒤도 안 돌아보고 피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은 부모밖에 없다. 

이런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처를 받는 아이가 되던가, 상처를 주는 아이가 되는 것이다.

3. 예절 교육

'인간관계에 있어서 사회적 지위에 따라 행동을 규제하는 규칙과 관습의 체계'

사람과 사람은 평등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의 지위는 평등하지 않다.

부모와 자식, 선생님과 제자, 사장과 직원 등등

이 평등하지 않은 지위에 따라 말이나 행동이 규제되어야 하는 것이 예절이다.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이지만 요즘 이걸 지키는 것이 제일 힘든 일인 것 같다.

아래에서는 위를 향해 꼰대라고 무시하고, 위에서는 아래를 향해 갑질을 하고...

참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너희들은, 우리라도 그러면 안 된다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4. 생활 습관 교육

잠에서 깨서 잠에 들 때까지 이루어지는 모든 행동과 습관들.

이건 집이 아닌 공간에서 쌓아갈 수 있는 게 아니다.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이 채워줘야 하는 것이다.

한두 개가 아니다. 수많은 습관들이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고, 나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소하지만 소홀히 넘어갈 수가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5. 성교육

모든 전문가들이 말한다. 

성교육은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정확한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5학년때 시작하는 성교육은 아이들에게 '변태스러운 것' 혹은 '부끄러운 것'이 된다.

성이라는 것이 비단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 오는 것만 있을쏘냐. 

하지만 옳지 않은 경로로 접한 성이라는 주제는 작은 자극에도 트리거가 되어 큰 폭풍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가 된다. 

왜 엄마가 한 달에 한번 성격이 지랄 맞은 지, 아이는 왜 엄마만 낳을 수 있는지, 왜 새벽에 길고양이가 우렁차게 울어대는지 그 이유도 아이들 수준에서 담백하게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엄마가 부끄러워하면 아이들은 더 부끄러워하고 더 이상하게 생각해서 더 숨어서 알아내려고 한다. 

성교육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여자아이들은 엄마가, 남자아이들은 아빠가 이야기책 읽어주듯 담백하게 알려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6. 요즘은 '마약'에 관한 교육까지 해야 하나 싶다!!!

아니, 대한민국이 마약 청정국 아니었어?

왜 교복 입는 아이들까지 마약을 운반하고 마약을 하고 앉았냐고!!

신문 기사에서 마약중독 치료를 받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마약을 하기 시작했냐고 물었더니 친구를 통해서, 아는 형을 통해서, 사촌 형을 통해서, 심지어는 친구네 집에 가서 친구가 음료를 줬는데 그 음료 안에 마약이 있었다고 했다. 

정말 일반적이지 않은 일인 것 같지만 직장인에서 평범한 가정주부에 10대 청소년까지 퍼져있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깊이 이 무서운 것이 침투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대치동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도 그렇고, '뭔데 이렇게 호들갑이야'라고 오히려 청소년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할 수 있는 영역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니 근데!! 내가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이야기까지 하는 게 맞는 거야??? 

....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이번주 내내 신문에는 '마약'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고, 연예인 마약도 큰 이슈이며, 심지어 어제자 어린이 조선일보에서 마약에 대한 기사가 1면에 나왔다.

'마약 비상,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 다크서클·환각·환청으로 시작해 정신병·심장마비·사망까지 이어져'

'SNS 사용이 활발한 청소년들에게는 이러한 경로가 이들의 호기심을 더욱 유발하고 중독까지 이끄는 셈...'

이렇게 어이없고 심난한 것들까지 포함한 이것들 말고도 다른 사소한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한 인간을 세상에 내놓고 사람을 만들어가고 하나의 인격체로 사회에 내보내고 독립을 시켜야 한다는 것, 이것은 홈스쿨링을 해서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냥 어려운 것이다.

근데... 육아와 교육이라는 게 어려운 이유가, 이러면 안 되는 것들이나 이래야만 한다고 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뻔히 아는데도 감정에 의해 상황에 의해 자꾸 까먹어서 그런거 아닐까? 

이 어렵지만 당연한 것들을 너무 잘 잊어버리고 산다는 이유로, 그래서 수시로 생각하자는 의미로 정리를 해본 것이다.

사실 홈스쿨링을 하면서 더해진 것은 학습적인 것 그것 하나뿐이다. 

이게... 이게 참 어렵다 ㅠㅠ 

내 욕심보다 아이들이 안 따라와 준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지 뭔지... 진짜 너무 어렵다.

다른 부분에서도 '어차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부딪히고 깨지면서 차차 알아가게 될 거 뭐 그렇게 애쓰나' 싶은 생각도 들기는 한다.

근데 이러다가도 '그래,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주고 간접적으로 설명해 주면 좀 덜 힘들게 혹은 좀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널을 뛰며 칼춤을 춘다...  아니 교육을 한다.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은 우리 때와는 다를 것이다.

더 각박할 것이고, 더 치열할 것이고, 더 무서울 것이기에 안에서부터 차곡차곡 단단하게 채워나가는 교육을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근데 이놈의 쉐끼들이 참 말을 드럽게 안 듣고 내가 하는 말은 죄다 잔소리로 듣는다.

하지만 내가 우리 엄마를 향해 생각하듯, 우리 아이들도 나를 향해 단 한 개라도 이렇게 생각한다면 성공적일 것 같다.

'그래, 이건 우리 엄마가 말한 게 맞아. 엄마처럼 사는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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