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휴일이 얼마나 있을까.
2023년 공휴일을 네이버에서 찾아보면,
오늘 같은 근로자의 날이나 부처님 오신 날 대체 공휴일까지 더하면....
아.... 참 많이도 쉰다.
아이들이 홈스쿨링을 하는 내 입장에서는 그렇다.
많은 근로자들은 쉬는 날을 좋아하고 쉬어야 한다는 거 인정한다.
나도 회사 다닐 때는 호시탐탐 공휴일을 노리고 연차를 노리는 사람이었으므로.
지금의 나는 그렇다는 것이다.
오해하지 마시길 ^^
우리 집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어떠한 일로 인한 나름 대범한 결정으로 홈스쿨링을 하게 되었다.
홈스쿨링을 한다고 집에서 마냥 놀 수는 없고, 교육에 관심이 많아지기도 해서 아이들을 마냥 놀리지는 못하기에,
마치 학교에 다니는 것 마냥 아이들의 하루 일정을 짜서 생활하는 중이다.
학교 수업은 9시부터 시작이라면 우리 집에서는 8시 20분부터 수업이 시작한다.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등교 준비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만큼 우리 집 아이들은 아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학습 시간을 당긴 것이다.
그리고 필요한 수업들을 하고 나면 자유 시간이 시작된다.
학교도 학원도 다니지 않는 아이들에게 이 규칙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BUT!!
연휴가 낀 주말을 보내고 나면 아이들도 사람인지라 일상의 패턴으로 돌아오는 것이 힘들다.
집중도 잘 안되고, 자꾸 화장실 간다 하고 물 마신다 하고 무슨 소리가 들린다 하고 등드르등등
참 말도 많고 핑계도 많다.
이해는 한다.
우리네 어른들도 월요병이 있고, 하늘이 높고 푸르면 놀고 싶어서 마음이 말랑말랑 몸이 느믈느믈~
점점 해가 길어지면 이런 마음들은 더 늘어나지 않는가.
완전한 경험에서 오는 완벽한 이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마음들을 진정시키자고 어르고 달래는 이유는.....
살아봤으니까 알겠다는 꼰대의 마음 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이 40년을 넘게 살아보니 그렇게 마음에 휘둘려서 흘려버린 시간들이 이토록 아까울 수 있는지 ;;;;;
그래서 되도록이면 우리의 루틴을 지켜서 살자고 주구장창 잔소리를 해대고 있는 것이다.
아... 애들은 얼마나 짜증 날까.
아 놔 이놈의 엄마가 맨날 공부하라고만 하는 것 같을 거 아냐.
근데 아이들도 대놓고 할 말은 없을 것이다.
엄마가 더 책상에 오래 앉아있그등.
뭐라도 하면서 되도록이면 7시에 일어나서 앉아있그등.
그래서 내가 허투루 하루를 보낼 수가 없다.
내가 그 자리에 앉자 있지 않으면 아이들도 마음이 떠서 아이들의 하루도 붕 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랑과 대화하며 신랑에게 부탁도 하며, 그저 놀며 티비 보며 게임하며 쇼핑하며 하루를 보낼 수가 없다.
우리가 부모로서 그런데만 집중하면 아이들도 그 시기에 꼭 필요한 그 일에 집중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재수 없어!! 그래 니 똥 칼라 파워다! 니 잘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게 말입니다.
나도 막 침대가 더 자라고 끌어당기고, 이 햇살에 흔들리고, 이 바람에 마음이 살랑거리기를 매번 반복하는 사람이어서 말이죠,
이렇게 대놓고 쓰고 다짐하지 않으면 와르르 하루가 무너진단 말이죠.
내가 잘나서 그런 게 아니란 말이죠.
책 보다 넷플릭스가 좋고,
책상보다 소파가 좋고,
입 다물고 있는 것보다 입 열어 수다 떠는 게 좋고,
눈 뜨고 있는 거보다 눈감고 자는 게 편하고,
나도 그렇단 말이죠.
근데 어떻게 하겠나.
이 세상이 아이들을 내놓은 장본인이 애들의 삶과 미래가 어떻든 내 마음대로 살 수는 없으니까.
아이들이 선택할 수도, 감당할 수도, 변화시킬 수도 없는 부모라는 사람의 무게를 아이들에게 지어줄 수는 없으니까.
오늘같이 애들 아빠가 집에 있는 날이면,
혹은 조금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아이들은 몇일 전부터 콧구멍이 커지고 벌렁벌렁거린다.
뭐 하고 놀라나~~~???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를 이렇게 좋아하는 게 참 이쁘고, 아빠를 이렇게 좋아하게끔 만든 신랑에게 많이 감사한다.
이런 시간들도 사춘기가 제대로 오고 성인이 되면 많이 줄어들겠지?
어찌 되었든 할 건 하고,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시간들도 많이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행복의 시간만큼 아이들이 성장하고 단단해져서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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