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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멘터리 K> 대학혁신 - 04. 채용이 대학을 바꾼다

by 글루코사 민 202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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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인재 채용은 HR과 경영의 영원한 고민이자 숙제이다.

그리고 취업준비생들은 학교 이름과 학점, 자격증, 어학 점수 등 입사를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흔히들 일컫는 '정량 스펙'을 채워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요즘같이 높은 실업률과 넘치는 인재들 사이에서 사람 찾는 일이 왜 힘들까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담당자들 10명 중 9명은 채용이 어렵다고만 한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채용은 그 기준도 방법도 달라지고 있는 현실.

 

대학혁신 4부에서는 에서는 국내외 채용 트렌드 및 기업들이 원하는 진짜 인재를 알아보고, 

이런 채용 트렌드에 대처하기 위해 대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현재는 기업들의 수시채용, 상시채용이 일반화되어 있다.

과거에는 한 번에 수천 명씩 뽑는 대기업 정기 공채 제도는 대졸자들의 주요 등용문이기도 했지만 5대 그룹의 정기 공채제도는 삼성을 제외하고 모두 사라진 상태.

그 이유는 무엇일까.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기술력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지고 저성장기에 들어선 기업들이 채용 전략을 대폭 수정하면서 수시 채용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럼 누구에게 이런 방식이 유리할까, 

중고 신입, 올드 루키라고 불리는 이들, 

중요한 것은 직무 경험이었다.

 

이전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태도중심에서 성과를 즉시에 낼 수 있는 실무중심 인재로의 변화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구직자의 입장에서는 계속적인 이직을 통해서 자신의 몸값을 높여나가는 일종의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예전에는 퇴직을 빨리 할 것 같은 사람은 회사의 로스라고 생각해서 뽑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는 사람들이 더 유능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하에 빠르게 학습하고 전환하고 배울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게 최근 채용에서의 변화라는 것.

2022년 대졸 신입사원 중 중고 신입 비중이 20%를 넘어가는 것을 보면 직무 경험이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고,

기업이 원하는 채용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기존의 유명대학, 고스펙,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방 그룹의 직무 과제 평가라는 채용 연계형 인턴 PT 면접을 통해 인재를 채용하는 세방 그룹,

'과제 전형'을 통해서 직무 역량을 알아보는 당근 마켓,

'역량 검사'를 통해서 직원을 뽑는 마이다스 아이티까지,

학벌과 스펙을 보지 않는 실용적 채용 트렌드를 통해 벤처 스타트업의 고용이 증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능력 있는 직원을 뽑기 위한 기업의 끊임없는 노력은 계속되지만 

이러한 기업이 원하는 역량이 무엇인지 모르는 취업준비생들은 학점과 영어성적, 그리고 각종 자격증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뿐이다.

그 사이 불안도 주고받으며 비슷비슷한 스펙들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런 스펙들을 만들기 위해 6개월~1년을 쓰다 보면 그 시간들은 공백기가 되어버린다.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시점부터 관련된 일을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데 취업 준비생들은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하는 데 있어서 중점적으로 보는 '역량'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학문적으로는 고성과자들이 보이는 공통 특성을 역량이라고 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절실히 요구되는 개인의 태도나 자질이 역량이라고 하고,

또한 HR 측면에서 봤을 때는 그 사람의 잠재 가능성, 사람과 일에 대한 자세를 역량이라고 하기도 한다.

 

현재 미국의 글로벌 기업 아마존에서 재직 중인 한소망씨,

그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대학을 다녔지만 직장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기업 여러 개를 지원하면서 학벌이 좋아서 된 경우는 없었고, 200곳 넘는 곳에 지원을 하고 30번 넘게 보면서도 학교 어디 나왔는지 일체 묻지 않는 것을 보면 학벌과 스펙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는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사랑 씨가 아마존에 입사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직무 적합성(Job qualification).

관련된 리서치 경험을 많이 하고, 일하면서도 프로젝트를 따로 하면서 직무 적합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는 것.

미국의 아이티 대기업들은 신입과 경력을 막론하고 직무를 수행해 낼 수 있는 역량 중심의 채용을 한다고 유명한데,

이러한 현실은 앞으로 다양한 특성과 직무와 요구되는 조건을 뽑을 때는 스펙이라는 부분의 중요성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아주 인상 깊게 보았던 것은 한국 남부 발전의 '보듬채용'

'보듬 채용'을 통해 지원자 모두에게 자신의 점수와 합격자 점수를 비교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탈락 통보를 받았지만 왜 탈락했는지 그 이유는 모르는 상태로 구직활동을 하게 되면

도대체 무엇을 발전시켜야 하는지, 어떤 부분은 강점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기업이 그런 정보를 주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널리 권장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역량 검사'를 통해 인재 채용하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채용방식은 상당한 의미와 타당도를 가지고 있었다.

자기소개서, 인적성 검사, 면접의 긴 채용 과정을 모두 폐지하고 '역량 검사'와 '커피챗(20~30분 내외의 면담)'을 통해서 인재를 선발한다.

'역량 검사'는 신경과학과 AI기술을 융합해서 만든 서비스로,

이 검사는 영상면접으로 시작해서 성향파악, 전략게임등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고 검사하는데 90분 정도 걸린다.

'역량검사'에서는 게임을 통해서 자극을 주고 반응을 파악하고 패턴을 분석하고,

자극과 반응과 패턴을 가지고 이 사람의 보이지 않는 내면적 역량이 어떤 수준인지를 검사해서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역량검사만 가지고 진짜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을까?

5000명 정도 데이터를 모았었고 약 17개 기업을 대상으로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해 봤을 때,

'역량 검사'와 입사 후 성과 간의 타당도가 0.51 수준까지도 나왔다. 

부모의 키에 대한 유전이 0.5, 교통량과 교통사고가 0.2로 나온 것을 보면 0.5 이상은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다.

미국 노동부에서 채용 선발의 도구로서 믿을 수 있다고 하는 수치가 0.2 수준이라고 하니 '역량 검사'가 0.51 수준이라 함은 굉장히 높은 수준의 타당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은 변하고 있을까

과거에는 경제가 성장하기 때문에 잘 가르쳐서 학위증만 줘서 내보내도 취업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정말 실무 경쟁력이 있는 친구, 그러면서도 이론기반이 있는 친구들을 배출하지 않으면 

대학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고 한 교수는 말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역량이 분명히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옛날 방식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면 

기업에서 요구하고 있는 인재상의 속도변화를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니

무엇보다도 학생 가치에 우선을 두는 교과과정 그리고 수업설계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

 

방송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말이 좋아 직무 역량을 본다고 하지만 결국엔 취준생들에게 무엇을 해냈는지를 증명해 보이라는 것 아닐까.

삼성전자에 지원하기 위해 모의 면접을 진행하는 장면도 내 입장에서는... 참 가혹해 보이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삼성전자 들어가겠다는 사람이 저 정도는 준비해야 하지 않겠냐고 할지도 모르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실직적으로 성과를 내고 더 발전하기 위해 나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인재를 채용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제 사회로의 첫걸음을 내딛는 취준생들에게는 너무 어렵고 높은 문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실험, 시행착오, 실패를 허락할 수 있고 무너지고 좌절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특권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너무 완벽한 모습만을 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4차 산업혁명과 로봇시대가 펼쳐지는 가까운 미래에, 빠른 시일 이내에 많은 직업들은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황금 같은 시간을 더 큰 기회와 미래를 위해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지는 게 아니라

기업을 위해, 기업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비싼 돈 주고 대학을 다니고, 그런 대학에서 취업을 위한 준비만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말 안타까웠다.

 

채용이 대학을 바꿀 수 있을까?

대학을 바꾸면 청소년들의 현재가 바뀔 수 있을까?

청소년들의 현재를 바꾸면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을까?

 

알면 알수록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하기 어려워질 거라는 생각은 왜일까.

나 너무 부정적인 사람인가 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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