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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프로그램

최강야구

by 글루코사 민 2023.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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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경기를 거의 보지 않는다.

룰도 잘 모르고, 어떤 선수가 유명한지는 더 모른다.

아는 선수는 박찬호 선수와 김병규 선수 정도....;;;;

 

근데 최강야구는 왜 이렇게 재미있는 거야!?

 

그곳에 인성이 보이고, 인생이 보인다.

그리고 간절하게 응원하고 싶은 선수들이 있다.

 

몬스터즈 육성 선수로 시즌 첫 등판한 선성권 선수.

26살, 독립 야구단에 들어가려고 돈까지 모으고 있는 야구에 진심인 일반인이라더라.

최강야구 시즌 2 트라이아웃에 지원해 입단에 성공하여 

100일간 김성근 할아버지의 1:1 감독하에 훈련하고 드디어 마운드에 첫 등판하게 된 일. 반. 인.

덕아웃에서 모든 선수들이 진심으로 응원을 해 주고,

첫 등판에 눈물이 날 뻔했다는 선성권 선수의 이야기에 같이 울컥했다.

 

26살이 되어 첫 등판을 하고, 첫 삼진을 잡기까지,

일반인이 이만큼 오는 데까지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을까 싶다.

분명히 그 나이까지 야구만 붙잡고 있는다고 좋지 않은 소리를 들었을 테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도 없지 않았을 테고.

최강 몬스터즈 입단이라는 엄청난 기회가 오기 전까지 그저 좋아서 하는 야구가 선성권 선수에게 가져다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님들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그리고 최강야구를 보면서도 모든 것들이 육아로 귀결되는 신기한 현상. 

만약 내 자식이 이렇게 진심으로 좋아하는, 하지만 밥벌이가 될 수 없고 잘 될 거라는 기약이 없는 무언가를 한다고 했을 때,

과연 나는 얼마나 응원을 해줄 수 있을까.

묵묵히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세상의 기준에서는 조금 벗어날지 모르지만 너가 원하는 것, 너의 희망을 행하고 있으니 정말 잘하고 있다고 대단하고 용기 있다고 말하는 엄마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노력하고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기에는 삶이 너무 퍽퍽하고,

그렇다고 포기하자니 노력 끝에 있을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릴 테니 버텨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참 어려운 선택이다.

그 어려운 선택을 지금의 나도 계속하고 있고, 나의 아이들도 앞으로 끊임없이 하게 될 텐데,

어떠한 선택이든 후회는 있을 것이고 그 후회를 관리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이 어제 방송 말미에 나왔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야구는 후회를 관리하는 게임이다
우리 삶이 그렇듯이

 

 

아니 근데,

예능을 보면서 이렇게 심각할 일이냐고.

근데 이렇게 심각하고 심오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말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다른 선수들도 참 좋다.

원성준 선수와 정현수 선수.

대선배님들과 명장 김성근 감독님 사이에서 얼마나 어렵고 눈치가 보일까.

하지만 그들에게는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더 많은 기회가 올 수 있는 시간들일 것이다. 

 

박재욱 선수도 인성이 너무 좋아 보이고,

이대호 선수는 너무 웃기고,

해설도 너무 재밌고,

그냥 다 좋다.

 

무엇보다도 김성근 감독님.

너무 훌륭하시고 멋진 분이시다.

어떻게 그 연세에 판단이 빠르시고, 인자하시고, 따뜻하시고.

괜히 명장이 아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훌륭한 모습 계속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그런데 상대편 감독은 쫌....

예의도 없고, 이기기 위해서는 뭐든 괜찮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것 같은...

어찌 되었든 규칙을 숙지하지 않아서 투수했던 애를 외야수로 내보낸 감독의 실책인 거고,

외야수비를 잘 보지 못한 그 투수했던 애의 실책인 것인데

왜 그 한 번을 지키지 못하고 실점을 내주냐며 교체된 투수한테 뭐라고 하는 거냐고.

단 한 번의 피칭으로 그런 소리까지 들어야 하는 교체 투수 앞에서 '역시 xx밖에 없어'라며 다시 세운 원래 투수했던 애만 칭찬하던 옹졸한 모습.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실력 좋은 아이들이 더 정확한 눈을 키우면서 자신감 있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계속 번트 지시만 내리는 편협한 모습.

아무리 예능 야구라지만 모두가 진심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 게 규칙도 숙지하지 않고 말이야.

이기기만 하면 다 괜찮아, 공부만 잘하면 다 괜찮아,

이런 식으로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교육하는 부모들과 오버랩이 되어 보이는 거는 나뿐인 걸까.

(응 너뿐이야. 오바하지마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원래 일찍 자야 하는 사람인데 1시까지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봐서 지금 매우 눈꺼풀이 무겁지만,

아직도 어제의 여운이 남아있어 글까지 쓰게 된 최강야구팬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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