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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보는 시선

꾸준함

by 글루코사 민 2023.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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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꾸준히 운동하기, 꾸준히 영어 공부하기.

날씨가 구질구질해서 몸이 찌뿌둥하면 운동이고 나발이고 그냥 늘어져 있는 게 좋고,

그놈의 영어 공부는 수십 년째하고 있는 것 같고

그런데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ㅋㅋㅋㅋㅋㅋ

 

나 또한 작심하였던 꾸준한 일들이 있었다.

항상 있다. 없던 적은 없다. 

운동해서 근력 키워야지,

아이들보다 한두시간 일찍 일어나서 공부해야지,

영양제 챙겨 먹어야지 등드르등등

그런데 이 모든 것들에 꾸준함은 탑재되어있지 않다.

아주 1,3,5,7,9로 띄엄띄엄 하다 말다, 하다 말다, 말다 하다, 말다 말다, 말다 말다, 말다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중에 하나가 블로그에 꾸준히 글쓰기였는데....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참 안된다.

(사실.... 글빨이 부족해서 꾸준히 못 쓰는 거...... ㅠㅠ)

 

우리 집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일어나서 당연하게 학교를 가야 하는 생활을 하지 않는 우리 집 사정에는 이 '꾸준히'라는 단어가 습관이 되기가 참 힘든 일이다.

칠판과 책상, 그리고 선생님과 규제가 있는 환경이 아니라

티비와 소파, 침대가 눈앞에 촤라라 펼쳐지는 집이라는 환경에서는 더더욱 마음을 다잡고 꾸준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한없이 풀어져서 최고의 게으른 생활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쉬운 환경인 반면,

한없이 타이트하게 하루 일정을 잡고 꾸준한 생활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그 와중에 아이들이 꾸준히! 규칙적으로! 알아서 먼저 척척척! 하는 것이 단 한 개 있으니,

그것은 바로 밥 챙겨 먹기.

식사를 거르면 큰일 나는 이들이기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끼니 챙기는 것만큼이나 공부를 챙겨서 꾸준히 규칙적으로 알아서 먼저 척척척하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현실은..... 호시탐탐 벗어나기를 희망하고 추구하고 갈구하는 아이들이다.

 

당연하다. 

아주 당연한 현상이다.

어른인 나도 이렇게나 지키기 어려운 것이 꾸준함인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하니까, 해야만 하니까,

억지로라도 그 꾸준함을 이어가려고 이를 악물고 마음속에 참을 인(忍)을 78,000번 정도 새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이고, 

그 반복 속에서 버티며,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결국에는 성공한다.

 

열정은 흔하고 인내는 드물기에,

견디는 힘과 의지로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꾸준함과 버티고 견디는 힘을 뇌와 마음이 말랑말랑하고 유연한 이때에 깊이 새기지 않으면,

습관과 양상이 자리 잡고 굳어지고 난 후에는 몇 배의 힘을 들여 바꿔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그냥 지금부터 해버려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삶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고, 누릴 수 있으며,

이러한 제약과 한계 속에서도 나름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시 한번 마음먹고!

꾸준함을 장착하고!

작심 3일이면 3일마다 마음먹고,

작심 3초이면 3초마다 다시 깨어나고,

그렇게라도 꾸준함을 이어가 보자.

 

그러고 보니까,

우리 집 가장이 하는 일은 사실 굳이 시간을 딱딱 지켜서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을 시작하고 단 한 번도 지각을 하거나 '오늘은 일 없을 테니까 그냥 집에서 쉴까?' 한 적이 없다.

복장은 비록 캐주얼할지언정,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시간의 차를 타고 출근을 한다.

물론 보통의 회사원이라면 다들 그렇게 한다는 것을 알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것을 굳이 그렇게 한다는 것,

그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잖아?

 

그런 의미에서, 

보고 있나, 우리 집 바깥양반?

그대를 아주 칭찬해.

그리고 고맙소.

내가 장담하건대, 

우리 집 아이들이 아빠의 그런 성실함과 꾸준함을 보고 배우는 것이 아주 많은 것이라 믿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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