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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보는 시선

여름방학

by 글루코사 민 2023.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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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제일 신나는 시기이고,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는 제일 극한의 시기인 것이 여름방학이다.

그리고 이 시기를 어떻게 잘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앞으로가 좌지우지된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렇게들 여름방학 계획표를 짜는 건가? 

 

홈스쿨링을 하는 우리 집은 어떻게 보면 365일 방학이다.

365일을 놀면서 보낼 수도 있고, 365일을 시험기간처럼 보낼 수도 있다.

어떠한 기관에도 속해 있지 않아서 그런가,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고 여유 있는 시간만큼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텐데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 않다.

채워나가야 하는 교과 과목이 있고, 

영어는 필수이기에 더 열심히 해야 하고,

4차 산업시대에는 수학을 해야만 한다기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러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은 4시가 되면 놀 생각에 이미 마음이 떠 있고,

그전까지는 논 것도 아닌데 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아이들은 저녁 늦게까지 붙잡고 공부시킬 수도 없고

시킨다고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할 아이들도 아니고,

항상 마음이 급한 건 엄마뿐....

내 급한 마음과 아이들의 놀고 싶은 마음 그 중간 어디쯤에서 적당히, 차곡차곡, 열심히 하루를 보내는 것은 홈스쿨링을 하는 집에서는 어려운 일 일수 있다.

아니, 가장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가 예민 터지는 시기가 여자 셋 중에 한둘이라도 겹쳐버리면.....

웰컴 투 헬, 지옥문이 열려버리는 것이다. 

 

남들보다 자유로운 시간, 여유 있는 시간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도태될 수 있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대신 더 많은 것을 얻고 성과를 내고 성취감을 느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최대한 흔들리지 않고 규칙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아이들은 힘들어한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어 밖에 나와 노는 아이들이 눈에 보이니 얼마나 놀고 싶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일정을 그래도 소화하는 아이들이 수고가 많고 기특하기도 하다.

그리고 나도 힘들다.

그런 아이들과 똑똑하게 치열하게 투쟁하여 책상 의자에 앉혀 놓아야 하는 나도 참 수고가 많다.ㅠㅠ

 

그렇다고 학교와 학원을 다닐 때를 생각해 보면 투쟁 없이 평온하며 계획적이고 진취적인 시간을 보냈던가?

퍽이나 그렇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학교와 학원을 갔다 오면 시간이 훌렁 지나가 있고 저녁을 먹고 나면 얼레벌레 자야 할 시간이 된다.

도대체 아이들이 핸드폰이나 티비를 보는 것 말고는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배우고 익힐 시간이 있었던 것인지 떠올릴 수가 없다.

그리고 아이들 입장에서는 학교에 다녀오고 학원에 다녀오면 본인들이 할 건 다 했다고 생각하고 더더욱 그저 노는 것으로 보상을 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여름방학은 그저 노는 기간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더욱 이 기간을 어떻게 잘 보내야 할지는 학교를 다니는 아이이든,  홈스쿨링하는 아이들이든 잘 생각해 봐야 한다.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여름방학 기간이 그저 놀아도 되는 시간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학교 다니는 때의 일상에서 너무 어긋난 생활을 하면 안 될 것이고,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들은 매일이 방학같지 않게끔,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 방학한 아이들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제 갈길 가야 할 것이다.

교과목 공부뿐 아니라 아이들의 모든 공부는 學(배울 학)과 習(익힐 습)이 시간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자기 주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것이 여름방학이라고 들뜨지 말고 멈추지 않아야 할 것이다.

 

모든 좋은 습관은 쌓아가기가 참 어렵다.

하지만 모든 나쁜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수 있다. 하루라는 시간이 채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한 달이 넘는다고 길다고 느껴졌던 여름방학은 이제 고작 1~2주밖에 남지 않았다.

이 남은 기간을 얼레벌레 지나간다면 나쁜 습관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찰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잘 이용한다면 좋은 습관을 쌓아가고 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남은 여름 방학, 늘어지고 게을러지지 않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글쓴이 그대부터 잘하자. 쫌)

그렇다. 사실 이 모든 것은 나에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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