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02. 모든 선생님이 다 훌륭하진 않다.
홈스쿨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 첫 번째 이야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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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었다.
아팠다.
아이들한테 미안했다.
그런 사람한테 아이들을 맡길 수 없었다.
그래서 말했다.
"그러시군요, 그럼 아이들 학교 안 보내겠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한다.
"그럼 처리를 어떻게 할까요? 홈스쿨링으로 하실래요, 전학으로 하실래요?"
"홈스쿨링으로 하겠습니다."
"네~ 어차피 어머니가 홈스쿨링을 생각하고 계셨었죠~??"
이건 또 뭔 개소리인가!!! 저게 담임 선생님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이 사람은 자기가 뭐라고 지껄이는지 알고 내뱉는 건가??
내 입에서 '홈스쿨링'이라는 단어가 나온 적이 있긴 하다.
한 아이가 학기 초에 하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고, 반대로 말하고, 심지어 다친 아이의 발을 밟아서 더 붓게 만들었는데 (그것도 두 번이나) 자기가 한적 없다고 말을 하기에 너무 화가 나서 "저희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거면 학교 안 보내고 홈스쿨링이라도 시킬 각오라도 되어있습니다! 그만큼 말도 안 되는 상황이고 발을 이렇게 만들었는데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겁니까?"라고 말했다.
한번 더 그러면 학폭을 열든 다른 조치를 취하겠으니 넘어가자는 선생님의 말을 전적으로 따랐고 그 아이의 엄마와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방법을 쓰며 넘어갔던 일이 있다.
그때 내 입에서 나왔던 그 단어가 이번에 이런 식으로 선생님의 입 밖으로 다시 나온 거였다.
그러더니 한다는 소리가 "아이들이 참 야무지고 예뻤어요~ 어머니 같은 분이 없으세요~ 오늘 앞에 나와서 율동했는데 그게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네요~" 등드르등등등이었다.
내가 학교를 안 보내겠다고 말한 직전까지는 "쌍둥이들 때문에 저는 방학을 할 수 있을지나 모르겠어요! 진단평가도 봐야 하는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번주에는 A때문데, 이번주에는 B 때문에! 저 오늘 사직서 냈어요, 제가 아이들을 이끌 능력이 부족한가 봐요! 교장선생님과도 이야기했는데 어쩌고 저쩌고! 왜 이렇게(본인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세요? 제가 할 일 미루고 시간을 내면 하실 거예요? "라고 지껄이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소리를 아파트 단지 안 놀이터 그네에서 1시간 동안 들었던 것이었다.
듣는 동안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죄책감, 나의 소중한 아이들에게 선생님을 믿어라, 그저 선생님의 말씀을 잘 따르라는 말을 왜 했던 것일까.
그리고 자책감. 나는 왜 앞뒤 안 보고 저 선생을 뭘 믿고 이런저런 많은 말을 했던 것일까.
아 C8....... 진짜 ㅈ같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가족과 절친들은 왜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아이들에게 드러운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있지도 않은 일로 모함을 받아서 전화가 오고 메시지가 오는 것에 대해 심리적으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그로 인해 방광염이 생기고, 소화를 못 시키고,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하고, 잠을 못 자고, 모르는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을 것 같은 생각에 쇼핑몰 같은 곳에서 둘만 화장실 가는 것도 힘들어했었다.
그리고 내 전화에서 진동이 울리기만 하면 미어캣처럼 신경이 곤두서서 누구냐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고 심리치료도 했던 아이들에게 더 이상은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다.
나라고 왜 그냥 넘어가고 싶었겠나! 나의 아이들이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그런데 교육청에 신고하면 그로 인해서 더 많은 전화와 메시지를 받을 것인데 그러면 아이들의 트라우마는 더 커질 것 같았고 심리적 회복이 힘들 것 같아서 그냥 접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아이폰에 빌어먹을 녹음 기능이 없다!!!!! 그럼 분명 본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할 텐데 그 꼴은 또 어떻게 보냔 말이다!!
아이들은 이런 내막이 있었는지 모른다.
스스로 본인들의 학교생활을 복기해 봤을 때 그러고 보니 선생님이 이상했네?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사람을 너무 믿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너희들이 학교를 그만두게 된 것은 그 나쁜 애들만이 이유는 아니야, 선생님도 참 어른답지 못한 분이었어"라고만 간단하게 말해준 적이 있을 뿐이다.
세상에는 참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많다.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하시는 분들도 참 많다.
너무 존경스럽고 그런 분들은 정말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될 것 같은 훌륭하신 분들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선생답지 않은 참 그지 같은 선생님들도 있다.
약간 느리고 시간이 필요한 아이에게 "너 ADHD니?"라고 말하는 인간이 있는가 하면,
길 건너편에서 쌍둥이들에게 쌍욕을 하던 남자아이의 담임이라는 인간은 "쌍둥이는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어, 신기해서 시선을 받는 거니까 그건 너희들이 견뎌야 하는 거고, 신기하면 욕할 수도 있는 거야"라고 말 같잖은 소리를 하기도 했다.
준비물을 잘 준비하라는 말을 하면서 "이런 정도도 준비를 잘 안 해주는 부모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하는 인간이 있고,
"융통성이 없는 아이네요" "아프다면서 할 건 다해요"라고 말하는 유치원 선생도 있다.
성범죄를 저지르고 숙려기간 없이 다른 학교로 이직한 쓰레기도 있다는 현실이 화가 난다.
그리고 홈스쿨링 시작의 계기가 된 담임이라는 사람은 전형적인 남아선호사상이 있는 사람이었고, '난 쌍둥이가 진짜 싫어'의 대표주자였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정말 가관도 아니었다.
비슷한 일을 저질러도 남자아이는 혼나지 않고 여자아이는 혼난다.
급식을 다 나눠줬는데 마지막 아이의 밥이 모자랄 경우 직접 가지고 오는 학급 규칙이 있었는데, 남자아이가 다리를 다쳐 깁스를 했을 때는 다른 여자아이를 시켜 가지고 오게 하더니, 쌍둥이 하나가 다리를 다쳐서 깁스를 했을 때는 직접 가지고 오라고 한다.(4층에서 1층까지)
체육시간에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나눠서 경기하게 하고 그 마저도 시간을 다르게 분배한다.
쌍둥이 중 하나가 임원이 되거나 칭찬을 받으면 다른 쌍둥이의 눈치가 보인다며 볼맨소리를 한다.
급식에서 나오는 키위가 2개가 남았고 쌍둥이들의 차례가 왔을 때 "너희들은 쌍둥이니까 반씩 나눠먹어"라고 하고 담임 본인이 하나, 나머지 하나는 쌍둥이들에게 준다.
문구류가 수가 모자라면 쌍둥이니까 같이 쓰라고 한다. 등등등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고 화가 난다.
아직 여름 방학교 시작이 하지 않았던 시점이었는데 이런 사람 밑에서 2학기까지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그래서 질렀던 것이다.
홈. 스. 쿨. 링.!!!
결과적으로는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고 (아직까지는 ㅋㅋㅋ) 덕분에 아이들과 나는(더하기 우리 신랑도 ^^) 평범하지 않은 다른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
물론, 속이 부글부글 뚜껑이 들썩들썩하는 많은 날들은 안 비밀~~~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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