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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홈스쿨링/홈스쿨링 기본 정보

[홈스쿨링]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by 글루코사 민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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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3. 때리는 것만이 폭력은 아니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데는 반가움과 설렘, 그리고 약간의 기분 좋은 긴장감이 가득 차기 마련이다.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안 됐다는 아쉬움, 새로운 친구들에 대한 반가움, 담임 선생님에 대한 약간의 긴장감... 아이들은 그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 학기가 시작할 무렵에 학교폭력이 급증한다는 기사가 연이어 나오는 만큼 누군가에게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심지어 공포심까지 들게 만드는 것 또한 이맘때이다.

어제 어린이 조선일보 1면에도 나온다. 

'주먹 쓰지 않아도 학교폭력입니다.'

'코로나 19 이후, 은밀해진 학교폭력... 유형 상관없이 늘어나고, 연령은 낮아지고'

오늘 어린이 조선일보 1면에도 나온다.

'한 명이 왕따당하면 다른 학생도 우울감 시달린다'

'학교폭력이 학급 전체에 미치는 영향 조사했더니...'

만약 나의 아이들이 학교를 계속 다녔고 새 학기를 맞이했다면 어땠을까? 나 조차도 절.대.로.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남자들은 술 잘 마시는 여자를 좋아한데~'

'나는 사촌 동생이 너무 싫어!! 그래서 엄마랑 할머니 없을 때 티 안 나게 막 때려~'

(다리를 다쳐서 반깁스를 한 아이에게) '너 목발 안 했어? 에이 아쉽다!! 목발을 딱 쳐서 넘어뜨려야 제맛인데!!'

그래서 그럼 너 신고당해 큰일 나~라고 하면, '괜찮아! 나 어차피 촉법소년이라 감옥 안 가~'

재미있는 상황이어서 다 같이 웃어놓고 한 아이에게는 따로 전화해서 '사실 그 상황 뻥이야~ 니 반응 보려고 거짓말한 거야~'

한 아이를 따로 집에 불러서 놀면서 자기를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고 모든 말을 하라고 해놓고 딴 아이들한테는 욕을 한다. 

자기가 맘에 안 드는 아이의 사진을 확대해서 웃음거리로 만든다.

눈 가리고 잡기 놀이 하는데 눈 가린 아이 가방에 달린 인형을 웃으면서 밟고 다닌다.

그렇게 눈 가리고 술래를 하고 있는 아이의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비밀번호를 풀고 키득거리면서 보고 있는다.

'너네는 얘가 못생겼어 쟤가 못생겼어? 난 쟤가 못생겼는데 ㅎㅎㅎㅎ'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다가와서 '와 그림 진짜 못생겼다, 너 같아 ㅋㅋㅋㅋ'

아침 일찍 등교해서 칠판에 'xx 못생겼어, xx 마동석 같다, xx 멍청이'라고 쓰길래 xx가 다 지우고 똑같이 섰더니, '그래~ 그거 선생님 올 때까지 그냥 한번 놔둬봐~ 누가 먼저 혼나는지 보자~'

카톡을 깔지 않는다며 화를 내고 무시한다.

그 옷이 좋아서 이틀 동안 같은 옷을 입고 가면 '너 그지야? 돈 없어? 왜 옷을 똑같은 거 입고 와?'

같이 놀고 있는 아이들 중 하나에게 '원래 우리끼리만 놀려고 한 건데 너는 그냥 껴준 거야'

수업시간에 쪽지로 'xx한테 절교하자고 해'라고 보낸다.

포스트잇에 '나는 빛이 나는 솔로예요, 나와 사귀어주세요'라고 쓰고 다른 아이의 등에 붙인다.

비 오는 날 다들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존나 느리네 씨발'하면서 우산을 치고 지나간다.

지나가는 발달 장애우를 보면서 '발달~ 발달~'이라고 놀리고 다른 친구들이 약간 삐그덕 대면 '너도 발달이냐?'라고 한다.

같이 놀던 무리에서 한 아이만 빼고 다른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면서 '우리 베프 하자~'라며 따돌린다.

'쟤가 씨발이라고 욕했으니까 쟤네 엄마한테 가서 일러~'라며 가만히 욕도 안 한 아이를 욕했다고 모함한다.

수업시간에 연필을 빌려가면 부러뜨리고, 지우개 빌려가면 안 돌려주고, 연필 말고 샤프 빌려달라고 짜증 부리고, 하도 짜증 부리고 징징대서 결국 빌려주면 망가뜨리고, 자기 엄마한테는 '그 친구와는 친하지 않아서 뭘 빌릴만한 관계가 아니에요' 라며 억울하다고 운다.

끈질기게 수학 진단평가 점수 물어봐서 알아내고는 학교 아이들과 심지어 학원 아이들에게도 소문을 낸다.

같이 돈을 모아서 점심도 먹고 간식도 먹기로 했는데, 자기 돈은 안 쓰고 다른 아이 돈을 다 쓰게 한 후에 자기 돈 쓸 차례에는 억지로 이상한 거 사서 먹으라고 시키고 안 먹으면 돈 아깝게 왜 안 먹냐고 짜증 낸다. 

생리를 해도 여러 사람이 노는 물놀이터에서 논다.

등드르등등등

이게 4학년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다.

우리집 아이들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일들이다.

이렇게까지 말할 줄 아는 초등학교 4학년인데 이 아이들의 부모들은 아직 애기라고 생각을 한다.

선생님 앞에서는 순진한 눈망울로 착한 척을 하며 이쁨을 받는다.

부모와 선생 앞에서만 나쁜 모습을 안 보이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는 아이들이다.

놀랍지 않은가? 가끔은 무섭기까지 하다! 어쩜 그렇게 연기력들이 좋은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 적이 없습니다~ 아주 정치인인 줄!

증거가 없으면 아니라고 우기면 되는 것이고 그렇게 우기면 아직은 4학년이니까, 아직은 초등학생이니까 부모와 선생은 그냥 믿는 것이다.

그래놓고 밝혀지지 않으면 더 당당하다. 

당한 아이만 아파하며 상처 속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을 억눌러가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왜 아이들이 점점 더 교활해지고 악랄해지는 것일까?

왜 아이들은 점점 더 무서운 것이 없어지고 눈 가리고 아웅, 걸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진화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청소년 사건 사고들을 보면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살아가는 놈들의 그 뒤에는 옳지 않은 부모의 과잉보호, 공부만 잘하면 다 괜찮다는, 내 새끼가 그럴 리 없다는, 그 정도도 가지고 뭐 어떻냐는 말도 안 되는 반응들이 있고, 그러한 미친 부모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을 더더욱 만들어 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아직도 물렁물렁 이리저리 피해 갈 수 있거나 솜방망이 보다도 약한 처벌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계속 만행을 저지르도록 놔두는 법 또한 문제라고 본다. 촉법소년의 나이를 1살 낮추면 뭐 하나! 청소년 범죄는 날로 어려지고 교활해지고 악랄해지는데!

또한 아무렇지도 않게 기사화되는 것도 문제가 아닐까?

사람들 중에는 어떠한 문제와 사건을 두고 반면교사로 삼고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아 저렇게 까지 해도 아무런 해가 없구나'라고 더 나쁜 것을 더 나쁘게 배우는 쪽도 분명히 있는데, 아무런 여과 없이 기사를 내 보낸다는 것은 미디어가 이렇게나 발달되어 있는 현실에서 어린아이들에게는 분명한 자극 혹은 호기심이 될게 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이럴 때는 성악설이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가 이렇게 떠들어봤자 뭐하나!

법은 천천히 바뀌고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는데....

내가 원하는 대로 법이 바뀔 리 없고, 법과 사회가 나의 이야기까지 들어줄리는 만무하다.

하물며 선생이란 작자도 자기 눈으로 본 적도 없는데 자꾸 이야기하는 게 피곤하다는 식으로 지껄이는데 말이다.

그저, 저런 나쁜 새끼들을 훅 쳐낼 수 있고 그나마 마음의 상처를 덜 받게끔 마음이 단단하고 뿌리가 굵고 넓고 깊은 아이들로 자라날 수 있게끔... 집에서부터, 부모에서부터 배우고 익혀나가면 이 험한 세상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뿐이다.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듬아주고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하지만 아이들을 100% 믿지 않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냉정한 시선으로 판단하여 아이를 올바른 사고로 자라나게끔 만들어주려고 공부하며 살고 있을 뿐이다.

'짐을 덜어달라고 기도하기보다 강한 어깨를 달라고 기도하라"

지금까지도 문득문득 나쁜 아이들, 나쁜 선생님, 좋지 않은 학교 생각이 난다며 이야기하는 내 아이들을 담대하고 강한 어깨의 소유자로 만들기 위해 기도한 대로, 말한 대로, 생각한 대로 살아가려고 애쓰면서 내 자식이나 잘 키우고 나나 잘하자는 모토로 살아가려고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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