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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홈스쿨링/홈스쿨링 기본 정보

홈스쿨링이란? 홈스쿨링의 절차와 마음가짐

by 글루코사 민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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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은 말 그대로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교육하는 방식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참 익숙하지 않은 단어이다.

이밖에 학교 밖의 삶을 꾸려나가는 방식으로는 언스쿨링, 디스쿨링 등이 있기도 하다.   

그나마 유명 연예인들의 자녀들이 홈스쿨링을 하고 있고 방송을 통해서 몇몇 모습들이 보이는 것일 뿐 쉽게 다가가거나 선택하는 것이 어려운 것임에 틀림이 없다.

 

홈스쿨링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어디일까? 미국이다. 1993년부터 부모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모든 교육 과정을 집에서 가르치는 게 합법화되었다. 1년에 2~3회 정도 교육 관계자가 해당 가정을 방문해 교육 현황을 확인하는 조건으로 부모 재택 교육권을 인정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1999년 '민들레'라는 잡지를 통해서 홈스쿨링이 처음 소개가 되었는데, 당시 약 200여 가구에서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홈스쿨링이 아직 합법화된 제도가 아니다.

아이가 8살이 되면 초등학교, 14살에 중학교 그리고 17살에 고등학교에 입학해야 하고, 이 중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므로 자퇴가 불가능한데, 그렇다면 홈스쿨링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먼저, 더이상 학교를 다니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면 학교에 의사를 전달하고 학교에 방문하여 관련 서면에 사인을 하게 된다.

홈스쿨링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정원 외 관리'로 분류가 되어야 하는데 이에 필요한 서면에 부모가 직접 동의를 하는 것이다. 

학교를 다니지 않은 이유에는 '홈스쿨링'이라고 쓰고, 혹시 모를 아동 학대 등의 여부를 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서면이었고, 앞으로 아이들을 학교밖에서 어떻게 교육할 건지에 대한 계획서도 제출하여야 했다.

이렇게 학교에 통보를 하고 서류에 사인을 하고 아이들이 등교를 하지 않게 되면 바로 홈스쿨링이 시작되는 것일까?

Nope!

위에서 말한 대로 대한민국은 홈스쿨링에 대한 합법적 제도가 없기 때문에 아직 아이들은 4학년 x반 (그 그지 같은 선생과 아이들이 있던 반)에 속해 있는 것이고, 등교를 하지 않으면 '무단결석'으로 처리가 되는 것이다.

14일 동안 이른바 무. 단. 결. 석. 을 하게 되면 학교에서 내용증명이 날아온다. 

'출석 독촉 경고장'

'본교에 재학하고 있는 귀 가정의 다음 아동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계속 14일 이상 결석하고 있어 교육법시행령 제25조 1항에 의거 경고장을 발송하오니 조속히 출석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난 무려 2장을 받았다. 살면서 내용증명 처음 받아봤다. 독촉장 받는 엄마와 아이들 ㅋㅋㅋㅋ

그리고 약 한 달이 지나면 학교에서 가정방문을 온다.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적절한 교육을 받고 있는지 확인... 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아동학대를 받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러 오는 것이다.

학적담당 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이 방문하셨고 집의 환경이 어떤지, 아이들의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 후 약 10분 정도 아이들과 따로 이야기도 한다. 학교를 다니고 싶은 마음이 없는지, 선생님이 보고 싶지 않은지, 친구들과 놀고 싶지 않은지 등드르등등

아이들의 대답은? '그럴 리가요, 절대요, 학교 가기 싫어요' 

선생님들이 돌아가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이들이 너무 좋은 환경에서 홈스쿨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진정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필요한 환경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갑니다. 너무 잘하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님'

와우!! 쾌감!! 어깨가 한껏 올라가 귀에 닿을 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후에도 주민등록 실태조사를 위해 통장이 방문하면서 아이들의 홈스쿨링 여부를 확인하고, 또 주민센터에서도 담당자가 나와서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단절로 인한 아동학대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문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몇 번이고 확인을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들이 지나고 홈스쿨링을 한다고 통보한 지 약 세 달 후, 드디어 학교에서 '정원 외 관리'로 분류가 된다. 따로 뭘 할 필요는 없었고 학적담당 선생님께서 통보차 전화 한 통화를 주신다.

이때부터는 아이들이 속해있던 4학년 x반에서도 제적 상태가 되어 그 반에서는 아이들이 이름이 없어지게 되고 학교에만 등록이 되어 관리가 되는 것이다. 진정한 홈스쿨링의 시작이다. 하하핫

이러한 절차는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큰 틀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후에도 6개월~1년마다 주기적으로 한 번씩 방문하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는 아니다. 오히려 내가 문의할 것이 있어서 학기 시작하면서 전화를 했었다. 

사실 홈스쿨링이라는 것이 절차가 어렵거나 복잡하지는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이의 마음가짐일 뿐이다.

홈스쿨링은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하나 모든 것을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다.

생활 습관부터 교육까지, 부모이자 선생님이자 때로는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면서 내 아이가 무엇을 원하고 부모인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많은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만들어가야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무슨 욕심을 부리고 있는지, 내 아이들의 위치는 어디쯤인지 맞닥뜨리고 인정해야 할 때가 오는 것도 부지기수이다.

또한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들에 대한 시선은 때론 너무 따가워서 마음을 다잡아도 흔들리 때가 있다는 것, 이 또한 홈스쿨링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고려하고 인식해야 하는 사안이다.

아이들마다 기질과 성향이 다르고 부모들마다도 전부 다르다. 하물며 우리 집 쌍둥이들도 많은 면에서 반대로 내달리는 아주 다른 아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비슷하지만 아주 다른 결의 삶을 살아가야만 한다.

테트리스를 하듯 하나하나 열심히 채워감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비어있는 블록들이 보일 것이고 그에 대해 처절하게 고민하고 공부하고 때로는 놔야 하는 밀당을 영리하게 해야 하는 게 홈스쿨링이라고 생각한다.

홈스쿨링을 시작한 지 꽉 채운 8개월이 넘었다. 

솔직히 말하면 참 힘들다. 아이들의 중학교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굉장히 많이 된다.

하지만 힘든 만큼 충분히 많은 것을 얻어가고 있는 중이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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